20개 시범실천사업?이란 1982년 2월 1일 손재식 당시 국토 통일원 장관(현재의 통일부 장관)이 성명을 발표하여 남북한이 통일을 위해 당장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시범사업 20개 항을 제시한 것을 말한다. 이 시범실천사업은 같은 해 1월 22일 전두환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뒤이은 것으로, 국정연설을 통해 밝힌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에 입각하여 민족화합을 촉진하기 위해 우선 당장에라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시범사업을 추진해 나가자면서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밝혔다.

  20개 시범실천사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서울·평양 간 도로 연결 ② 이산가족들 간 우편교류 및 상봉 실현 ③ 설악산과 금강산을 묶어 자유관광 공동지역으로 개발 ④ 해외 동포들의 조국방문을 공동주관하고 판문점?을 통과하여 쌍방 지역을 자유롭게 방문⑤ 자유교역을 실시하기 위해 인천항과 진남포항을 우선 개방 ⑥ 모략방송 장치와 방송청취 통제장치를 제거하여 쌍방 정규방송 자유청취 ⑦ 86아시아경기대회와 88올림픽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판문점?을 통과하여 참가 ⑧ 외국인들에게 판문점?을 통과하는 자유로운 왕래 보장 ⑨ 남북공동어로 구역 설정 ⑩ 정치인, 경제인, 청년학생, 근로자, 문예인, 체육인 등 각계 인사간 상호 친선 방문 실시 ⑪ 기자들의 상대방 지역 내에서의 자유로운 취재활동 보장 ⑫ 민족사 공동연구 ⑬ 종목별 체육친선교환경기 개최 및 국제경기대회에 단일팀 구성 참가 ⑭ 일용생산품 교역으로 쌍방 주민 생활편의 도모 ⑮ 자연자원의 공동개발 및 공동이용 ⒃ 동일 제조업체간의 기술자 교류 및 생산품전시회 교환 개최 ⒔ 비무장지대 내 공동경기장 시설 및 친선경기 ⒕ 비무장지대 내 생태계 연구 위한 공동학술조사 ⒖ 비무장지대 내 군사시설 완전 철거 ⒗ 군비통제 조치 협의 및 군사책임자간 직통전화 설치운용 등이다.

  발표 당시의 20개 시범실천사업?은 1980년대 초반 남북 간 체제 대결이 엄존했던 시대 분위기에 비추어 볼 때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우리 정부가 이러한 시범사업들을 제의한 것은 남북한 간에 교류협력을 통해 신뢰의 바탕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기본입장과 함께 남북관계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20개 시범실천사업?의 대부분의 항목들이 1990년대의 남북 기본합의서는 물론,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4선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남북 당국자 간 대화에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실제로 남북 합의를 거쳐 하나하나씩 실현되어 왔다

  예컨대 철도·도로 연결이 이루어졌고, 인천항과 남포항 간에 정기 화물선이 운항하고 있으며, 국제체육경기대회에 단일팀으로 참가하기도 하였다. 설악산·금강산 공동 관광지대화는 일부 변형된 형태이기는 하지만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실현되었다.군사분계선 인근의 ‘확성기 철거’도 실현되었다. 또한 각 분야에서 다양한 인적교류가 이루어지고 물자교역이 활성화 되었으며,자연자원의 공동개발 및 이용이나 남북 공동어로구역 사업도 교류협력의 중요한 항목으로 남북 당국자들 간에 협의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