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시원은 1947년경에 운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특별 노무자수용소’라고 할 수 있다. 이후 1956년 이전까지는 주로 악질지주, 친일파, 종교인, 6·25전쟁 당시 치안대 가담자 등 사회주의 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집단으로 강제 격리수용하는 정책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탄압의 강도는 비교적 약했다. 그러나 1956년 ‘8월 종파사건?’ 이후 처형을 면한 김일성 반대세력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격리 수용함으로써 현재는 체제 위협요인을 철저히 제거하려는 목적에서 정치범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내용

북한 정치범수용소?는 반혁명 및 반체제 활동을 했거나 잠재적인 체제 위협세력으로 판단된 간부 및 주민들을 제거 및 격리 수용하는 곳이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해방 이후 시기별로 수감대상과 탄압 정도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점차적으로 체제 위협세력 제거 및 격리수용 기능을 확대 강화하여 왔다.

정치범수용소?는 수용인들의 탈주·소요 방지를 위해 철저한 감시·통제체계를 갖춰 운영하며, 외곽 경계선에는 3~4m 높이의 4~6중 철책 울타리가 설치돼 있다고 탈북민 등은 증언한다. 그뿐만 아니라 탈주가 용이한 곳에는 전기철조망, 지뢰밭, 함정 등을 설치하고 망루를 통해 외곽의 울타리를 감시하고 있다.

입소 즉시 공민증을 박탈당하고 선거권과 교육권 등도 제약받는다. 또한 식량·생필품 배급은 물론 결혼·출산 등도 금지시키고 있으며, 면회 및 서신 연락 금지 등 외부와 연락을 일체 차단당한다. 주식은 강냉이와 감자, 밀, 보리로 수확기에 각 1회 배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소는 대체로 함경남·북도와 평안남·북도, 자강도 등 지형과 산세가 험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데, 지역별로 보면 함남의 요덕·단천·덕성, 함북의 화성·청진, 평남 개천·북창, 평북 천마, 자강도 동신 등 10여 개의 정치범수용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용소는 수용자들의 죄상에 따라 완전통제구역과 혁명화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완전통제구역은 북한이 주장하는 이른바 반당·반혁명 종파분자나 해외로 도주하려다 잡힌 정치범들이 종신 수용된다. 혁명화구역은 상대적으로 죄질이 경미한 정치범들이 수용되며 3~10년이 지나 체제에 충성할 만큼 사상개조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심사를 거쳐 내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수용소의 관리는 현재 이분화되어 있는데, 총괄조정과 통제는 국가보위성에서 담당하되 경비는 사회안전성 산하 인민경비대에서 맡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거의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인권보고서 – 북한편’에서 북한 정권이 8만~12만 명의 정치범을 ‘관리소’에 가두고 아무런 사법절차 없이 살인과 고문 등을 자행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아울러 정치범수용소?에 구금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강제노동, 식량 부족, 구타, 비위생적인 환경 등으로 인해 구금 중에 사망하거나 석방 직후 사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평가

정치범수용소?는 북한 체제에 의한 반인륜적 인권유린의 실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정치사상범의 개념과 범위를 ‘반혁명분자’, ‘불건전한 사상을 가진 자’, ‘적대분자’ 등으로 모호하게 표현하여 정치적으로 숙청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죄목을 붙여 제거 및 수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정치적 반대세력과 체제 위협세력을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반대세력 및 저항세력의 형성을 봉쇄하는 데 정치범수용소?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각계각층 주민들의 불평불만을 잠재우고 정치적 행위를 억제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으며, 강제 착취를 통한 생산력 증대 효과도 꾀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탈북자들의 증언과 인권단체의 강력한 문제 제기로 정치범수용소?의 실태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정치범수용소? 해체 압력이 커졌다. 그러나 북한은 정치범수용소?가 실재하지 않으며, 이러한 외부의 압력은 자신들의 존엄과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히 반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