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김정은은 2013년 6월 19일 노동당과 군, 내각 등의 고위간부를 모아놓고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울 데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했다. 앞선 유일사상체계?는 김일성에 의한 1인 통치가 시작된 1967년부터 추진됐으며 1974년 김정일은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을 구체적인 행동강령으로 발표했다.

주요 내용

김정은에 의해 제시된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은 1974년 김정일이 제시한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을 계승한 것으로 10조 60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대 세습을 정당화하고 노동당의 권능을 강조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김정은 시대 들어 김정일을 김일성과 동급으로 격상한 북한은 개정한 원칙에서 ‘김일성’이라는 문구를 ‘김일성·김정일’로 바꾸고 ‘김일성의 혁명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변경했다. 제3조 4항에 ‘백두산 절세위인들’이라는 표현을 추가하고 제10조 2항을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이어나가며”라고 명시했다. 또 제3조에 “당의 권위를 절대화하며 결사옹위해야 한다”거나 제4조에 “당의 로선과 정책으로 철저히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특히 기존 제4조 8항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교시와 개별적 간부들의 지시를 엄격히 구별하며”를 제4조 7항의 “당의 방침과 지시를 개별적 간부들의 지시와 엄격히 구별하며”로 바꿔 수령에 대한 언급 부분을 삭제하고 노동당으로 대체했다. 제9조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유일적 영도 밑에”는 “당의 유일적 영도 밑에”로 바뀌었고 간부 선발 척도로 명시했던 제9조 7항의 ‘수령에 대한 충실성’은 ‘당에 대한 충실성과 실력’으로 고쳤다. 또 ‘10대 원칙’의 제6조 5항은 “당의 통일단결을 파괴하고 좀 먹는 종파주의?, 지방주의, 가족주의를 비롯한 온갖 반당적 요소와 동상이몽, 양봉음위하는 현상을 반대하여 견결히 투쟁해야 한다”고 새로 명시해 장성택 처형 등 김정은 체제에서 이뤄진 일련의 숙청과정을 정당화하고 있다.

김정은은 제7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도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을 강조하면서 이를 더욱 심화시키기 위해 “수령의 혁명사상과 당정책에 배치되는 온갖 이색적인 사상조류와 요소들을 반대하는 투쟁을 힘 있게 벌려 당 안에 김일성?김정일주의와 그 구현인 당정책 밖에는 그 어떤 다른 사상도 절대로 끼어들지 못하게”하며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 밑에 전당이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 혁명적 규률과 질서를 엄격히 세울 것”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북한은 이러한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구축의 연장선에서 군에 대해서도 유일적 영군체계 확립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고사령관을 중심으로 혁명적동지애와 의리에 기초하여 굳게 뭉친 진정한 전우부대, 동지부대”를 만들고 “혁명적 군풍과 강철 같은 군기가 확립”된 수령의 군대, 당의 군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평가

북한은 변화된 정치, 사회적 환경을 반영하여 1인 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규범과 틀을 만들었다. 그러나 김정은이 제7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한 ‘당중앙’은 사실상 김일성이나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수령인 김정은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당에 대한 충실성은 곧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는 김정은으로의 권력 집중을 강조하는 것으로 사실상 북한정권의 개인 독재적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요소이다.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가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로 수정된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개정한 노동당 규약? 역시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