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에 존재하는 우라늄(U: Uranium)은 우라늄?234, 우라늄?235, 우라늄?238 등 여러 가지 동위원소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원자로와 핵무기에 주요하게 사용되는 동위원소는 우라늄?235인데, 이는 자연계에 0.7% 정도만 존재한다. 경수로 등 일부 원자로에서는 우라늄?235를 저농축한 핵물질을 핵연료로 사용하며, 핵무기에서는 우라늄?235를 90% 이상 농축한 무기급 핵물질을 사용한다. 북한에 있는 영변 5MWe 원자로?는 우라늄?235를 농축하지 않은 자연상태의 천연우라늄을 가공해 핵연료로 사용한다.

북한은 핵연료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이후 시험단계를 거쳐 영변 핵연료봉 제조공장을 건설하여 핵연료봉을 자체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공장은 이산화우라늄(UO2), 사불화우라늄(UF4) 생산 및 저장 빌딩과 함께 있으며, 1987년 전반기에 운영을 개시하였다. 1992년 당시 영변 5MWe 원자로?에 사용되는 핵연료의 1/3을 제조 중이었으며, 건설 중인 영변 2호기(50MWe)와 태천 1호기(200MWe)의 핵연료 생산용으로 개조하고 있었다.

북한 핵연료봉 제조공장의 생산능력은 핵시설 불능화 조치 이전까지 가동하였던 영변 5MWe 원자로?와 핵동결 당시 건설 중이던 50MWe 및 200MWe 원자로 등 모든 원자로에 핵연료를 공급하기에 충분한 연간 200t(핵연료봉 8,800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핵연료봉 제조공장은 2007년 6자회담?에서 체결된 ‘2.13합의’에 따라 폐쇄·봉인 되었으며, ‘10.3합의’에 따라 영변의 3개 핵시설(5MWe 원자로, 재처리시설, 핵연료봉 제조공장)의 불능화 완료 조치의 일환으로 내부 관련 설비를 해체하였다. 그러나 북한이 시료 채취 등 검증 핵심요소에 대한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는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였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유엔의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되었으며, 6자회담? 재개가 계속 미루어짐으로써 북한의 핵불능화 조치가 완료되지 못하였다.

북한은 핵연료봉 제조공장에 상당한 규모의 우라늄 농축설비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0년대 중반 또는 그 이전부터 우라늄 농축설비인 원심분리기의 부품 등을 해외에서 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11월 방북했던 미국의 지그프리드 해커(Siegfried S. Hecker) 박사는 영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1,000여 개의 원심분리기를 직접 목격했으며, 북한측 인사가 ‘이만큼의 원심분리기가 더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2013년에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핵연료봉 제조공장의 지붕 면적이 기존의 2배 정도로 커진 사실이 인공위성 사진 등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