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북한은 논농사보다는 밭농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리적 특징을 보인다(통계청, 2019). 밭의 경우도 대부분이 산간지역을 개간해 확보한 농지이기 때문에 지력이 낮고 생산력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북한은 농업협동화를 추진하면서 화학비료를 최대한 투하해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밀식재배(주체농법)방법을 보급했다. 그러나 1990년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비료 공급량이 감소하고, 생산하는 비료의 성분 또한 조악해졌다. 많은 주민이 식량난을 겪은 고난의 행군?기 북한의 시비율은 남한 대비 40%에 불과했다(통일교육원, 2004).

북한은 질소(N), 인(P), 칼륨(K)의 3대 비료중 질소비료가 유일하게 제한적인 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식량을 획기적으로 증산하기 위해서는 인(P), 칼륨(K) 생산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유기비료생산을 독려하면서 부족한 화학비료를 보완해왔지만 지속가능한 식량증산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은 될 수 없었다. 결국 화학비료 생산을 통한 농업정상화 과제를 풀기 위해 2017년 7월 순천린비료공장이 착공했고, 2020년 5월 완공되었다.

주요 내용

공장 준공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마음 놓고 당이 제시한 알곡고지(식량생산목표)를 점령하는데 전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고, 농업 현장에서도 식량증산에 제일 걸림돌이 “인비료이며 인비료만 제대로 시비하여도 알곡(곡물)을 수십만t이나 증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7년 7월 공장건설 착공식 이후 3년 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해서 내각총리 등 북한 지도부는 건설현장을 모두 17차례 방문했다. 또한 인비료의 원료인 인회석, 인광석 광산인 영유광산, 증산광산, 풍년광산을 8회 방문했다. 공장건설현장과 원료광산 생산정상화를 위해 방문한 회수가 총 25회였다. 특히 이들 인광산은 “수십 년 동안 침수되었던 갱들을 원상복구하고 생산공정들을 완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동일한 기준으로 두 번째 많이 방문한 공장은 황해제철연합기업소로 11회였던 점을 고려하면 북한 지도부의 순천인비료공장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 주도로 2020년 6월 이후 3대 화학비료 중 하나인 “우리의 원료에 의거한 카리(칼륨)비료공업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순천인비료공장은 순천석회질소비료공장이 위치했던 평안남도 순천시 역전동에 조성되었다. 보도된 북한의 기사에 따르면, 공장은 인비료는 물론 탄산소다, 촉매, 에폭시 페인트, 질소비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 및 공정을 확보하고 있다. 부지면적은 30만㎡이며, 연간 인산암모늄 생산량은 25만톤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KDB산업은행, 2020).

평가

북한은 식량 증산을 위해 화학공업의 발전, 농민에 대한 인센티브제도 개선, 대중동원운동 조직을 통한 기술보급사업 등 다방면에 걸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순천인비료공장은 그 가운데 화학공업에 대한 북한의 상징물로 기능하고 있다. 북한은 공장 준공 이후에도 당 간부들의 지속적인 현지료해를 추진하여 비료 생산 정상화를 통한 증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노력을 토대로 북한의 농업생산량은 김정은 집권 이후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통계청, 2020). 그럼에도 대북제재가 지속됨에 따른 기술이전의 제약과 외부 자원의 도입 중단, 지속된 수해를 비롯한 자연재해는 북한의 식량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