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은 1962년 신년사에서 사회를 화목하고 단합된 하나의 대가정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대중들이 애국적 헌신성과 대중적 영웅주의를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집단주의? 정신을 통해 전체 인민을 단합된 하나의 대가정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다. 이와 같이 1960년대에 처음 등장한 대가정론은 등장 이후 ‘붉은 대가정’, ‘혁명적 대가정’, ‘공산주의적 대가정’ 등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며 사회주의 체제 유지에 영향력 있는 담론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사회주의 대가정론은 국가의 이미지가 가정의 이미지로 확대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를 통해 ‘국가’라는 2차 집단을 ‘가정’이라는 1차 집단에 접목함으로써 혁명의 최고영도자인 ‘수령’이 각 가정에서 육체적 생명을 준 부모보다 더 중요한 구심점의 역할을 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자 한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국가의 가정화’를 통해 수령의 대중에 대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수령에 대한 대중의 충성과 효성을 강조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령에 대한 ‘충성동이’와 ‘효자동이’로 자라나야 한다는 것을 교육의 목표이자 공산주의 도덕의 규범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각 가정의 가장 좋은 벽면에 김일성·김정일의 사진을 정성껏 모시는 생활방식을 통해 수령을 ‘진정한 어버이’로 인식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로써 ‘수령?당?대중’의 삼위일체적 관계로 형성된 국가는 가부장제적이고 유기체적 성격을 갖게 되는 형태가 된 것이다.

본격적인 사회주의 대가정? 이념의 강조는 1990년에 들어서 이루어졌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대내외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약화된 집단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수령?당?대중’을 하나로 묶는 ‘사회주의 대가정?’을 강조하였다. 이는 전통적인 가족을 사회적 의미로 확대함으로써 정권의 안정과 체제의 정당성을 구하려는 것이다. 즉 사회주의 대가정론은 1990년대 중반 김일성의 사망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북한이 주민들의 동요와 이완을 막고 떨어진 수령의 권위를 회복하고 지배 권력을 더욱 강화하여 수령을 정점으로 사회를 결속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는 사회 전반적으로 노동당 조직과 근로단체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지시를 집행하는 당 간부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대중 위에 군림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의식구조를 형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