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북한에서 장기적 경기 침체 및 경제 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북한 경제 시스템을 지탱하는 핵심 제도인 배급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비공식 영역에서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시장의 확산은 국가 중심의 ‘사회주의 유통제도’의 변화를 초래하며, 국가의 화폐 통제력을 느슨하게 만든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밑돈(시초 자본)을 축적한 사람들이 출현한다. 이때 주로 상업 및 기업 경영활동에서 자본을 활용해 부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계층을 돈주?라 지칭한다.

주요 내용 및 평가

일반적으로 돈주?는 북한사회의 신흥자본가의 의미로 사용되지만, 이들이 모두 상업의 영역에서 부를 축적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에서 암시장이 확산될 무렵 밑돈을 보유한 사람들은 사회 중?상류층, 특히 외화벌이일군이나 당 고위 간부, 해외에서 부를 확보한 친인척을 보유한 계층이 대부분이었다. 암시장에서의 상업 활동을 통해 시초 자본을 축적한 세력 또한 존재하지만 오직 이들만이 돈주?로 성장한 것은 아니다.

밑돈을 확보한 돈주?라도 이들이 자본을 축적하는 방식 또한 다양하다. 돈주들은 사금융 뿐 아니라 실물 경제 분야에서 투자활동도 하고 있다. 초기에는 시외버스·택시·물류 등 지방운수, 도소매, 국영상점 등 유통·물류 부문에 투자했으나 점차 건설, 채굴, 제조업 분야 등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했다. 이들은 공장·기업소에 자금을 투자하기도 하지만, 직접 경영에 나서기도 한다. 공장·기업소의 명칭을 빌려 독자적으로 노동자를 고용하는 등 경영활동을 하고 수익금의 일정 비율을 해당 기관이나 기업소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성장한 돈주들은 자원이 부족한 북한 사회에서 대규모 경제건설에 필요한 화폐를 제공하거나, 국가가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비공식 무역 활동을 수행하면서 권력층과의 공생을 이어가고 있다. 돈주?에 대한 국가의 검열, 통제가 이루지고 있지만, 비법적 영역 및 뇌물을 통한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통해 돈주들은 여전히 북한 경제 활동의 주요 행위자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