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북한의 지도사상은 맑스?레닌주의에서 주체사상, 선군사상으로 진화하였다. 북한은 김정일 사후 그의 사상을 김정일주의로 규정하고, 2012년 4월 11일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우리 당의 지도사상”으로 한다고 당규약을 개정하였다. 김정은 체제는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일종의 하위사상 또는 실천지침을 필요로 했고, 김정일애국주의?를 매개로 전국적 차원의 일색화 운동을 전개하였다.

2012년 3월 2일 김정은은 전략로켓사령부(현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어버이 장군님(김정일)의 모범을 따라 배워 ‘김정일식 애국주의’를 높이 발휘하는 데서 인민군대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김정일식 애국주의’라는 표현이 등장하였으며, 2012년 5월 12일자 노동신문? 사설에서 ‘김정일애국주의?’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였다. 5월 14일 조선중앙방송의 사설 “모두 다 김정일애국주의?로 심장을 불태우자”에서는 “김정일애국주의?는 수령에 대한 절대불변의 충실성을 핵으로 하여 한평생을 애국으로 수놓아오신 장군님의 업적과 위대성을 특징짓는 사상”이라고 정의하였다. 김정은의 노작 「김정일애국주의?를 구현하여 부강조국건설을 다그치자」(2012.7.26)에서 ‘김정일애국주의?는 사회주의적 애국주의?의 최고정화’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숭고한 조국관, 인민관, 후대관’에 기초하여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 부강조국 건설의 실천활동에서 김정일 애국주의를 철저히 구현할 것을 강조하였다.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권력을 승계하게 된 김정은은 선대 수령의 권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북한은 김정일애국주의?를 강조하면서 선대수령의 업적과 사상의 계승을 김정은에 대한 충성으로 연결하고자 하였다.

주요 내용

북한은 당시 언론매체를 통해 김정일애국주의?를 강조하는 논문과 기사들을 다수 공개 하였으며, 이를 통해 김정일애국주의?가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 ‘부강조국 건설’의 지침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김정일애국주의?는 크게 숭고한 조국관, 인민관, 후대관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숭고한 조국관은 조국 보위와 조국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며 조국과 수령을 동일시한다. 따라서 조국에 대해 헌신하는 것은 수령에 대해 충실하는 것과 같고 이는 곧 애국주의의 최고 표현이다. 숭고한 인민관은 인민을 하늘처럼 여기는 김정일의 애국신조를 강조하며 인민이 있어야 나라도 있고 조국도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숭고한 후대관은 자기 세대에는 비록 덕을 보지 못하더라도 먼 훗날에 가서 후대들이 그 덕을 볼 수 있게 모든 일을 완벽하고 훌륭하게 할 것을 강조한다.

북한은 김정일애국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당 조직들과 근로단체조직들이 자기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하며, 모두가 헌신적인 일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김정일의 헌신성을 따라 배워 조국과 인민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체질화해 나갈 것을 주민들에게 독려하였다. 또한 김정일애국주의?를 강조하면서 일꾼들 속에서 특전과 특혜를 바라는 현상이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당 간부들을 질타하였다. 이는 김정일애국주의?가 당조직생활의 이완 현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은 김정일애국주의?의 개념을 초기에는 조국사랑과 인민사랑에서 출발하여 후대사랑, 미래사랑으로 점차 저변을 확장시켰다. 2012년 6월 소년단? 창립 66주년을 계기로 김정일애국주의? 차원에서 김정은의 후대관과 미래관을 선전하면서 김정일애국주의?에 김정은의 활동을 접목시키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은 김정은이 만경대 유희장 및 능라유원지 등 놀이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을 확대 개선하였으며, 여성을 위한 병원시설 확충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2012년 9월 25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에서 12년 의무교육제 실시를 의제로 선정한 것도 유사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2016년 6월 제7차 당대회에서 개정한 당규약에서 “조선로동당은 위대성 교양, 김정일애국주의? 교양, 신념 교양, 반제계급 교양, 도덕 교양을 기본으로 하여 김일성?김정일주의 교양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가 공고화되면서 김정일애국주의?는 북한의 선전매체에서 간헐적으로만 언급되기 시작했으며, 2021년 1월 개최된 제8차 당대회에서 개정한 당규약에서는 김정일애국주의?가 삭제되었다.

평가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구축과 안정화를 위해 선대의 사상을 계승하는 통치이념으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공표하였고, 김정일애국주의?를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확립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김정일애국주의?는 수령이자 최고지도자로서 연령의 한계 및 후계자 수업과 계승의 불충분한 시간 등 김정은의 약점을 보완하고, ‘어버이’로서의 인격을 인민들에게 자리매김하도록 역할을 한 실천담론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지도사상이 김일성·김정일주의로 확립되면서 점차 김정일애국주의?에 대한 언급이 줄어들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