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김정은은 2021년 1월 10일 당중앙위 제8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 ‘당의 규율을 강화하는 것은 당이 영도력과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한 선결조건’이라며 “당 안에 당규약과 당정책을 엄격히 이행하는 강한 규율을 세우고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해 규율 감독체계를 새롭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8차 당대회에서 당중앙검사위원회의 권능을 높이도록 한 것은 전당에 엄격한 규율과 혁명적 기강을 세워 당을 혁명하는 당, 투쟁하는 당, 전진하는 당으로 더욱 강화하는데 중요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내용

제8차 당대회가 개최되기 이전까지 북한에는 당중앙위원회 검열위원회와 당중앙검사위원회가 각각 존재했다. 2016년 5월 개최된 제7차 당대회를 계기로 개정된 당규약에 따르면, 당중앙위 검열위원회는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거나 당규약을 위반하는 것을 비롯하여 당규율을 어긴 당원에게 당적 책임을 추궁하며 당규율 문제와 관련한 도당위원회의 제의와 당원의 신소를 심의하고 처리”하는 기관이었고, 당중앙검사위원회는 “당의 재정관리사업을 검사”하는 기관에 불과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위와 같이 밝히며 당중앙위 검열위원회를 폐지하고, 기존에 당중앙위 검열위원회가 갖고 있던 권한보다 더욱 강력한 권한을 당중앙검사위원회에 이관시켰다. 이에 따라 제8차 당대회 이후 당중앙검사위원회는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 실현에 저해를 주는 당규율 위반 행위들을 감독조사하고 당규율 문제를 심의하며 신소청원을 처리하고 당의 재정관리사업을 검사”하는 권한을 갖게 됐다.

북한은 당중앙위 제8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 당중앙검사위원회의 권능을 강화하고, 당 내 규율을 강화하기 위한 감독조사 사업을 전담하는 집행부서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는데, 노동당 규율조사부와 법무부가 바로 그것이다. 신설된 당 규율조사부장(박태덕)과 법무부장(김형식)은 모두 북한 권력의 핵심인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이며, 당 규율조사부장은 당중앙검사위원회 부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평가

제8차 당대회 이후 북한의 당중앙검사위원회는 기존의 당중앙검사위원회와 당중앙위원회 검열위원회가 가졌던 권한보다 더욱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왜냐하면 기존의 당중앙위 검열위원회가 당규율 문제와 관련해 당원에게 당적 책임만을 추궁할 수 있었던 반면, 현재의 당중앙검사위원회는 당규율 위반 행위 및 문제 등에 감독·조사 권한을 당원뿐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대상을 향해 행사할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