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은 출범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른바 ‘당?국가체제’, 즉 노동당을 중심에 두고 전반적 국정을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확립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김정은 정권 출범 10년차가 되는 2021년 1월 치러진 제8차 당대회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는데, ‘당 내 혁명적 규율 수립’이 그것이다. 김정은은 제8차 당대회에서 ‘당이 현재 가장 경계하고 첫째가는 투쟁대상으로 삼아야 할 과제가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김정은 정권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개정한 당규약을 통해 당중앙위 검열위원회를 폐지하고, 기존에 당중앙위 검열위원회가 갖고 있던 당원의 당규율 위반 행위 조사·처리 권한을 당중앙검사위로 이관했다. 당중앙검사위는 기존에 갖고 있던 당 재정관리사업 검사 권한과 함께 당원과 당조직 및 당기관 내 부서에 대한 당규율 위반 행위를 조사할 수 있게 됐다.

제8차 당대회에 이어서 치러진 당중앙위 제8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는 ‘당 내 새로운 규율 감독체계 수립’이 중요한 의제로 상정됐다. 이와 관련하여 김정은이 “당 안에 당규약과 당정책을 엄격히 이행하는 강한 규율을 세우고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현상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규율 감독체계를 새롭게 세워야 한다”고 지시했던 바 있다.

당중앙위 제8기 제1차 전원회의는 ‘당중앙검사위원회의 권능을 높이고 당안의 규율을 강화하기 위한 감독조사사업을 전문적으로 맡고 그 실현을 담보하는 기구적 대책으로 집행부서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따라 노동당 규율조사부가 신설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중앙위 제8기 제1차 전원회의는 당중앙위뿐 아니라 도, 시, 군 당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당규율 위반 문제를 전담해서 조사하는 부서를 신설할 것도 결정했다.

노동당 규율조사부의 초대 부장을 맡은 박태덕은 당중앙위 제8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 당중앙위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지만 당중앙검사위 부위원장 및 당중앙위 위원 등에 임명됐다.

한편 북한은 제8차 당대회에서 폐지된 당중앙위 검열위원회가 갖고 있던 ‘당원의 신소청원 처리’ 권한을 당중앙검사위원회에 이관하며 일반적인 ‘신소청원 처리’로 변경했는데, 이와 관련된 당적 지도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노동당 중앙위 산하에 전문부서 중 하나로 법무부가 신설되기도 했다.

신설된 노동당 법무부는 국가기관인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 사법기관인 중앙검찰소와 중앙재판소 등 법 집행 관련 기구에 대한 지도·통제 기관으로 볼 수 있다. 초대 당 법무부장을 맡은 김형식은 당중앙위 제8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 당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 당중앙위 위원에도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