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만화영화를 ‘아동영화’라고 하는데, TV에서 매일 5~6시쯤 상영해주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이 시간이 되면 남녀노소 TV 앞에 모여들 정도로 북한 내 아동영화의 인기는 높다.

아동영화에 대한 투자와 기술 발전

북한의 아동영화 기술력이 높은 것은 그만큼 국가로부터 투자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예전부터 아동영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점차 투자 규모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재는 한 작품에 40여 명의 미술가들이 투입되며, 컴퓨터 배경 등에 투입되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 주도의 적극적인 투자와 발전하는 기술력으로, 2021년 북한은 1년 3개월에 걸쳐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였다. ‘악마를 이긴 억쇠’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인물의 움직임을 360도 각도에서 보여주는 입체적 기법과 다양한 특수효과를 사용하여 북한 애니메이션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보여준다. 생동감 넘치는 표현과 첨단 기술 구현에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아동영화의 내용

북한의 아동영화는 주로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최고의 인기작이었던 ‘령리한 너구리’처럼, 어린이들의 지능 계발을 위해 과학 지식을 전달하거나 생활교훈을 가르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그런데 최근 김정은 시대이후로 아동영화에서도 정치적인 색채가 짙어졌다. 2008년의 아동영화 ‘아홉 명의 뱃사공’에서는 사공이 많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보다 사공은 오직 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주제의식을 부각시킨다. 경험 많은 뱃사공의 손자가 할아버지를 이어받아 키를 잡아야 하고, 사람들은 이를 따라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 2010년 이후에 제작된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 시리즈는 제목 그대로 교통질서에 대한 내용이면서도 만화의 배경으로 개선청년공원, 로라스케이트장, 실내 수용장 등이 등장하여, 김정은 시대에 달라진 북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아동영화

더 알아보기(남북한 합작 아동영화 ‘뽀로로’)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3~2006년 아이코닉스·오콘·하나로통신과 북한 삼천리총회사가 합작한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이다. 뽀로로 시즌1과 시즌2의 총 스무 편을 남북한이 함께 만들었다. 물리적, 언어적 장벽으로 합작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의사소통은 팩스로만 했으며, 남북한 간 언어의 뉘앙스 차이 때문에 수정을 거듭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뽀로로는 130개 이상의 나라에 수출되고 유튜브에서도 매달 2억 회가 넘게 재생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