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고등학교를 고급중학교라고 합니다. 즉 북한의 중학교는 초급중학교(우리의 중학교)와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북한에서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 만 16세가 됩니다. 이때가 되면 보통 세 갈래 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군대에 가거나,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입학하거나, 아니면 직장에 취직합니다.

북한에서는 고급중학교 졸업 후 많은 수가 대학보다는 군대에 가기를 희망합니다. 군대에 갔다 오면 노동당에 입당할 수도 있는데, 노동당원이 되는 것은 이후에 여러 가지 사회적 혜택을 받는 발판이 됩니다. 군대생활을 마친 남자는 “제대군인” 이라고 하는데, 제대군인은 신랑감으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또 군대생활을 잘하면 제대 후에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도 생깁니다. 특히 정치나 행정 분야의 간부가 되기 위해서는 군 생활을 한 후에 대학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남자들은 군대에 가고 싶어 하지요. 그런데 본인이 원한다고 다 군대에 가는 것은 아닙니다. 신체검사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출신성분이 아주 나쁜 경우에도 군대에 가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면 고급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고급중학교에 다니면서 아주 공부를 잘하는 경우에 바로 대학에 들어갈 기회를 얻습니다. 고급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가는 사람들은 “직통생” 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직통생은 특히 자연과학 분야에 많습니다. 평양과 각 시·도에 있는 제1중학교 같이 과학 분야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직통생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편 제1중학교는 초급과 고급과정을 통합해서 운영합니다.

그 외에 군대에 가지 않은 남학생과 여학생들 중에 성적이나 품행이 좋아서 대학이나 전문학교 입학시험을 볼 자격을 얻은 학생이 시험에서 합격하게 되면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군대에도 가지 않고, 진학하지도 않은 학생들은 취직을 합니다. 취직은 우리와는 달리 본인의 희망과 무관하게 국가에서 정해준 일자리로 가야만 합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일을 열심히 하면 나중에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의 추천을 받아서 일을 잠시 쉬고 대학에 입학할 수도 있고, 직장에 다니면서 야간대학이나 통신대학에서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직업은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당성과 출신성분에 기초한 사회부문별 노동력 배치계획에 따라 정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희망과 적성은 직업 결정에 있어 큰 변수가 되지 못하며, 한번 정해진 직장을 마음대로 옮기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상위계층의 경우에는 배경을 이용하여 더 좋은 직장에 배치 받거나 배치 받은 후 더 좋은 자리로 옮기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